월세만 존재하는 세상이 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요?
전세는 특이하게도 한국에만 있는 제도입니다. 요즘 빌라 전세사기 이슈가 터지면서 전세가 없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은데요. 물론, 어떤 분들은 전세를 다주택자들의 갭투자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외국처럼 전세가 없어지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요?
철저하게 자본주의에 입각한다면 전세라는 제도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당히 서민들에게 훌륭한 제도 중의 하나입니다. 매우 저렴했던 가격으로 세금도 내지 않고, 추가적인 비용도 들지 않고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보금자리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실제 미국과 같이 오직 월세만 존재하는 세상이 온다면 생기는 일들에 대해서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첫 번째.. 당연히 전세를 구하지 못하게 됩니다.
두 번째.. 월세 수준이 현재 기준에서 최소 2배에서 최대 3배까지 오르게 됩니다.
세 번째.. 미국처럼 평균 소득의 50% 이상을 주거비용으로 지출하게 됩니다.
[ 목차 ]
한국의 전세, 월세 현황
작년 경기도 소형아파트(전용 60㎡ 이하)의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전세자금 대출 이자 부담의 증가와 전세사기의 여파로 인해 월세 선호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작년 경기도 전용 60㎡ 이하 아파트의 전월세 거래량은 19만 46건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소형 아파트의 월세 비중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이는 국토교통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11월 기준) 가장 높은 거래량입니다.
경기도 소형 아파트의 월세 거래량은 10만 6128건으로 조사되었으며, 같은 기간 전세 거래량은 8만 3918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월세 비중은 2019년의 43.0%, 2020년의 46.7%, 2021년의 49.4%, 2022년의 53.9%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월세 비중은 55.8%로 상승하여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전세사기 및 대출금이 인상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이게는 이례적으로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다세대/빌라/다가구를 제외한 아파트의 경우 역사적으로 월세 선호현상이 없던 곳입니다. 전세라고 하는 저렴한 비용으로 주거 해결이 가능하기도 했고, 월세라고 하는 주거형태 특성상 비선호 상품이었기 때문입니다.
전월세 전환 시 계산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한국에만 존재하는 전세물건의 경우 월세로 임대 시 어떤 계산법으로 내고 있을까요?
지역별로 다르지만 나라에서 정해준 공식 같은 것이 있는데요. 바로 전월세 전환율입니다.
전세 ↔ 월세 전환 시 또는 보증금과 월세 조정 시 적정 금액을 계산하게 되는데요.
나라에서 정한 전월세전환율은 지역/시기/종류별로 계속 바뀝니다. => 현재 전월세전환율 보기
이때 전월세전환율이라는 것으로 대입하여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간편하게 부동산계산기를 통해 계산해 보시는 게 가장 편합니다. 전세보증금 15억짜리 아파트가 있는데 월세보증금을 5억으로 세팅 시 한 달 월세는 416.6만원으로 계산됩니다.
숫자를 보시면 짐작하시겠지만, 나라에서 통상적인 전세대출 금리를 넘어서는 금액으로 월세를 책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조금 아이러니한 부분이기는 합니다.
미국 월세 수준은
그렇다면, 외국의 월세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한국의 반포동 아파트 한 개와 미국 맨하튼에 있는 비슷한 연식의 물건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전용면적 30평(한국 기준 41평)되는 맨하튼 요크빌 지역의 아파트 월세 시세는 7000달러에서 16000달러로 확인됩니다. 평균 약 1,500만원입니다.
미국은 특이하게 월세 보증금이 높지 않습니다. 미국 부동산의 경우 대부분 주정부 법을 적용하여 거의 임대료의 1개월 or 2개월치만 받도록 정해져 있고, 최대 3개월치 정도의 보증금을 법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zillow.com에 올라와 있는 전용면적 30평정도 되는 월세 매물내역입니다.1,900만원이네요.
반포동 반포자이(16년차)의 35평(전용 26평)의 매매 호가는 31억, 월세는 무보증금 기준으로 570만원 정도로 확인됩니다.
자.. 그럼 비교해 볼까요?
- 미국 맨하튼 41평 아파트의 월세는 보증금3000만원/월세 1500만원(매매가는 약 25억)
- 한국 반포동 반포자이 35평 아파트의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월세 560만원(매매가는 약 31억)
주요 입지의 미국 41평 아파트와 한국 35평 아파트만을 비교해도 동일평수 기준으로 환산해도 대략 2.2배가 나옵니다. 자본주의에 입각해 월세 자체를 부동산 투자자산으로 보기 때문이기도 하고, 임대시장에 우리나라처럼 대체상품(전세)이 존재하기 때문에 미국 주택의 월세 시세는 통상적으로 매가 대비 7%에서 최대 9%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대체상품(전세)가 존재하고 있고, 월세 전환시 국가에서 4.5% 전월세 전환율로 강제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경우 월세 시세는 매매가격 대비 1%~2% 범위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과거 임대시장의 월세 비중이 30% 안팎이었나 최근 10년간 조금씩 오르더니 50%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저 또한 최근 6년간의 시장참여자(임대/임차)로 있으면서 많은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데요.
한국도 미국과 같은 시장이 형성될지 아닐지는 현재로서 불확실하지만 방향성 자체는 명확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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